요즘 인생의 전환기에 있습니다. 녜..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것이죠. 어쨌든 대기업 계열사니깐 누구한테 이야기하면.. 오.. 라는 말이 나오는 사정이긴 합니다만.. 훌훌 털고 나왔습니다.
이유는 하나… 재밌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찾아가기…
일이 재미 없었나구요? 물론 재미가 없었다고 말하면 거시기합니다. 일 자체는 참으로 재미있었죠. 하지만 제 자리에 앉아서 뚝딱뚝딱하는 딱 그 시간만 재미있었다고나 할까…
나만이 은둔하던 세상을 벗어나면 담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제가 이렇게 은둔하면서 지내는 데도 사람들은 저보고 일을 잘한다고 합니다. 정말로 재밌습니다.
제가 은둔하게 된 계기는 뭐… 간단합니다. 도데체 이놈의 프로젝트가 산으로만 갑니다. 이런 저런 말만 많고, 사공은 없고, 모두들 선장, 항해사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니 이것 저것 깔짝거리다가.. 다시 제자리.. 실제로 되는 일은 없고… 그리고 헤드급이 아닌 동료들과 일을 시작하려면, 다른 누군가가 뭔가 일을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잘 알겁니다.
첫번째.. 이 상황을 몸으로 뚫고 나가자.. 두번째 은둔… 녜.. 전 두번째 은둔을 선택했습니다. 첫번째는 제가 좋아하는 정면돌파의 방법인데, 이건 이렇게 정면 돌파하고 나가고, 싸우다 장렬히 전사해도 적어도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다는 든든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어렸을 때는 앞뒤 안보고 질렀는데.. 이제는 처자식이 딸려서 그러기 힘드네요. 그래서 내 나름대로 프로젝트가 가는 방향을 예상해서 혼자 묵묵히 진행해 나가는 것이죠.. 능력이 안되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깐 참으로 재밌더군요. 누군가가 말하하는 몰입(flow)에도 자주 갔었습니다. 젊었을 때 느꼈던 그런 열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은둔의 한계는 혼자만의 것일 뿐이라는 겁니다.
결국.. 이렇게 은둔하는 것도 한계 상황에 다다른 것이죠… 녜… 결론처럼 이제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기로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같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조직을 찾아서..
창업하냐고 물어들 봅니다. 아뇨.. 저는 그런 위인이 못됩니다. 제가 회사를 경영하면 망해요. ^^; 이런 이상주의자에다가… 이기주의에 고집불통인 사람은 위로 갈수록 위험한 사람이죠… 그냥 옆에서 지나가면서 툭툭 옳은 말 해주는 것이 제 역할일 겁니다.
^^;
그런데 재밌는 일이 뭘까요? 고민이 많습니다. 아니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그것도 고민이 많아요.
나름 새워놓은 계획 및 생각도 있지요. 하지만 아직은… 아직은 그런 일들을 실행해 옮길만한 경험이나, 여러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 저돌적인 돌파력, 목표를 달성하려는 집요합, 옳은 것을 추구하는 정의감… 등… 이런 생각들을 성공에 이르게하는 여러 부수적인 것들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좀 더 쌓아햐 합니다. 아직 어려요.. ^^;
그래서 고민이 많습니다.
아직 부족한데 이런 부족한 나를 감내해주려는 사람도 있고, 아직 부족한데.. 옆있으며 더 배우고 싶은 사람도 있고.., 아직 부족한데… 더 채워야할 것인데.. 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냥 정리해 볼랍니다. 재미란…
- 창조적인, 지식 노동자는 반드시 일이 재밌어야 한다.
- 누군가 시켜서 하는 재미는 진정한 재미가 아니다. 재미는 내재된 것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즉, 자율과 책임의 위임이다.
- 너무 어려워서도, 너무 쉬워서도 안된다… 즉 구성원들에 대한 세세한 조절이 필요하다.
- 업무에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은 없다. 다 느낄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환경때문에 잠시 잊고 살아왔던 것일 뿐이다. 어렵게 보지 말자. 아주 어렸을 때.. 초등학교 들아가기 전에는 세상은 온통 재밌는 것 뿐이었다.
- 부정적인 것을 보지 말고, 긍정적인 면을 보라.. 재미는 긍정에 있다. 모든 구성원이 모두 수퍼맨이 되길 원하지 말라~
- 아무리 단순 반복된 일이라도 재미로 바꿀 수 있다. (허클베리 핀의 페인트 칠하기를 보라.. 어렵다면 자포스를 보라..)
- 서로 협력하여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라… 내팀이 아니라 “우리” 팀이다. 내가 담당하는 기능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기능이다.
- 학습하며 성장하는 우리가 된다. 처음부터 전문가는 없다. 그래서 모르는, 하지만 해처 나가야할 문제가 생기면 기꺼이 감내한다.
-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것에 문제가 없어야 가능하다.
이런 회사(팀, 조직)을 만들어 보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리고 이런 팀, 조직을 서로 조직하여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 보는게 꿈입니다.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나날들입니다.
ps. 재밌게 살자~